짐승의 밥그릇으로 오신 예수님
그 때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칙령을 내려 온 세계가 호적 등록을 하게 되었는데, 이 첫 번째 호적 등록은 구레뇨가 시리아의 총독으로 있을 때에 시행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호적 등록을 하러 저마다 자기 고향으로 갔다. 요셉은 다윗 가문의 자손이므로, 갈릴리의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다윗의 동네로, 자기의 약혼자인 마리아와 함께 등록하러 올라갔다. 그 때에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는데, 그들이 거기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마리아가 해산할 날이 되었다. 마리아가 첫 아들을 낳아서,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혀 두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2장 1-7절 새번역)
예수님은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
예수님이 태어난 장소는 왕궁도 아니고, 편안한 가정집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 짐승의 먹이를 담는 그릇인 구유에 누이셨습니다.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이토록 초라한 곳에 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왜 태어나셨나요?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빌립보서 2장 6-7절 새번역)
예수님은 본래 하나님과 본체이시지만,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케노시스(kenosis, 자기 비움)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신적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하셨다는 것이죠.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요한복음 1장 14절 새번역)
예수님의 탄생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사건입니다. 그것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로 인해 타락하고 더러워진 세상 한복판으로 들어오신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이 철저하게 자기를 내려놓은 사건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후서 8장 9절)
예수님의 탄생은 인간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분은 스스로 낮아지셔서 짐승의 밥그릇에 누이심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은 곧 '신의 죽음'을 향한 시작이며, 동시에 인간 구원의 출발점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는 이 사건은 하늘 영광을 버리고 죽음의 길을 택하신 철저한 자기비움(kenosis)이며, 이는 곧 모든 인류에게 생명의 문이 열리는 사건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요한복음 3장 16절)
짐승의 밥그릇과 같은 초라한 곳에 임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바로 하나님의 희생적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이 유한한 인간의 몸을 입으셨습니다. 영원에서 계신 분이 시간 속에 들어오셨습니다. 죄 없으신 분이 죄 있는 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보이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무한하고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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